디지털 접근성 포용하기
2025-9-22
개요
지난 8월, 저는 국내 유일 프런트엔드 콘퍼런스 FEConf 2025에서 “모두를 위한 웹 접근성은 무엇이고, 어떻게 할까요? 👀 💬 🔉“라는 주제로 디지털 접근성에 대해 다루었습니다. 기본 개념과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방법론을 소개했습니다.

발표에서 접근성에 대한 두가지 오해를 공유했듯이, 대부분의 일반인은 접근성에 대해 단편적 인식을 갖고 있습니다.
2024년 12월 행정안전부 발표에 따르면 65세 이상 주민등록 인구가 약 천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20.00%를 차지하며, 한국이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습니다.
통계청의 장래인구 전망에 따르면 2050년에는 그 비율이 40%를 초과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제 아버지는 50대 중반이고, 25년 후에는 제가 그 연령대가 됩니다. 그때쯤이면 저는 아마 디스플레이를 지금보다 3~4배 큰 고배율로 설정해서 사용하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인구 구조 변화로 인해, 저시력이나 나이 듦에 따른 다양한 기능적 변화를 경험하는 사용자층이 점차 확대될 것입니다. 따라서 저는 당장의 필요성을 논하는 것을 넘어, 근미래의 우리 자신을 위한 필수적인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젠하워 매트릭스
로버트 마틴의 『클린 아키텍처』에서 소개하는 아이젠하워 매트릭스를 살펴보겠습니다. 이는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 제34대 미국 대통령이 고안한 우선순위 전략으로, 업무를 중요성과 긴급성에 따라 4사분면으로 분류합니다.
“내겐 두 가지 유형의 문제가 있습니다. 하나는 긴급하며, 다른 하나는 중요합니다.
긴급한 문제는 중요하지 않으며, 중요한 문제는 절대 긴급하지 않습니다.” —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
이 격언에는 중요한 사실이 두가지가 있습니다.
긴급한 문제가 아주 중요한 경우는 드물고, 중요한 문제가 몹시 긴급한 경우도 별로 없다는 말입니다.
중요함 긴급함 = 먼저 처리 | 중요함 긴급하지 않음 = 계획함 |
중요하지 않음 긴급함 = 위임 | 중요하지 않음 긴급하지 않음 = 하지 않는다 |
이를 순위로 나타내면 아래와 같습니다.
- 중요하고 긴급한: 치명적인 버그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
- 중요하고 긴급하지 않음: 접근성 구현
- 중요하지 않고 긴급한: 신규 기능 설계 및 구현
- 중요하지 않고 긴급하지도 않은: 백로그 기능, 논의 대상에서 제외됨
개발자 입장에서 웹 접근성은 아이젠하워의 두번째 항목에 속한다고 봅니다.
- 오늘 하지 않아도 서비스가 즉시 멈추지는 않지만, 지속적으로 중요한 일
- 미루면 기술 부채로 누적되어 추후 수정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
주목할 점은 “중요함”이 가장 높은 두 순위를 공통으로 차지한다는 사실입니다. 반면 “긴급함”은 첫 번째와 세 번째에 위치합니다. 클린 아키텍처 본문에 따르면 경영진과 기술 실무진은 세 번째 “중요하지 않지만 긴급한” 순위를 두 번째보다 우선시하는 실수를 흔히 저지른다고 합니다. 즉, 중요하지 않은 기능을 중요하다고 착각하는 것입니다.
- “내일 데모인데 버튼 색깔 바꿔주세요”
- “경쟁 제품도 이 기능 있으니까 우리도 만들어야 해요”
위와 같은 예시로 인해 두 번째 사분면에 위치한 중요한 접근성 작업이 뒤로 밀리게 되어, 결국에는 “나중에 하자”는 말과 함께 계속해서 미뤄지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에겐 접근성이 1순위의 문제다
A11YKR 운영자 현진님: 접근성이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하신 점은 좋습니다만, 근미래의 기성 세대를 위한 정책이라는 것은 비장애인의 관점으로 보입니다. 누군가에겐 접근성 지원이 필수이기 때문입니다.
현진님의 지적이 꽤나 일리가 있었다고 느꼈습니다. 접근성을 미래의 기성 세대를 대비하기 위한 정책으로 재고하는 것은 현재 접근성 문제로 디지털 서비스 이용에 제약을 받고 있는 사용자의 현실을 간과하는 것입니다.
디지털 접근성은 보조 기술을 넘어 모든 사람이 동등하게 누려야 할 이용 권리입니다. 포용적인 디지털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과 함께 사회적 인식 개선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번거롭다”, “부담스럽다”, “익숙하지 않다”와 같은 단편적인 이유로 디지털 접근성 지원을 미루는 인식이 우리 사회에서 점차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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